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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환경전쟁

by mogimo 2025. 4. 17.

기후 변화는 더 이상 특정 국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 세계가 함께 맞서야 할 글로벌 이슈이며, 특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두 국가인 미국과 중국의 대응 방식은 전 지구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손-위에-지구
손-위에-지구

이 두 국가의 기후 변화 대응 전략은 국제사회에서의 입지, 산업 구조, 외교 전략에까지 연결되어 있으며, 일종의 '환경전쟁'이라 할 만큼 치열한 경쟁 구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탄소 규제 정책, 산업 구조 변화, 그리고 국제 기후정책 협력 및 갈등 양상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탄소규제: 미국과 중국의 정책 비교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정책은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핵심 과제입니다.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며 기후변화 대응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연방정부 차원에서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온실가스 50% 감축’이라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며, 전기차 보급 확대, 청정에너지 투자, 탄소세 검토 등이 주요 전략입니다.

 

온실가스 감축

특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를 통해 수백억 달러 규모의 청정에너지 보조금을 제공하며, 민간 투자까지 촉진하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은 세계 최대의 탄소 배출국이지만, '2060 탄소중립'이라는 장기 비전을 제시하며 점진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습니다. 석탄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현실 속에서도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분야에 세계 최고 수준의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2021년에는 전국 단위의 탄소배출권 거래제(ETS)를 출범시켰습니다. 이 제도는 전력 산업부터 시작해 향후 철강, 시멘트 등 고탄소 산업으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미국은 규제 중심, 중국은 계획경제형 모델을 기반으로 한 탄소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산업구조 변화: 탈탄소화와 신산업 경쟁

기후변화 대응은 단순한 환경정책을 넘어 경제 구조의 대전환을 요구합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서비스 산업과 IT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어 탄소 집약도가 비교적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제조업의 부활과 함께 청정에너지 산업,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후대응과 동시에 세계 산업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전략이기도 합니다. 특히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등 친환경 혹은 고효율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들은 미국의 ESG 트렌드를 이끄는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 제조업

반면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불릴 만큼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어 탈탄소화가 훨씬 더 도전적인 과제입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를 오히려 새로운 산업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을 육성하고 있으며, CATL과 같은 배터리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또한 풍력터빈, 태양광 패널 등 재생에너지 기자재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결국, 두 나라는 탈탄소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술, 투자, 인프라를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국제역학: 기후 외교와 글로벌 리더십

기후변화는 국제 정치의 새로운 프론티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기후 이슈를 단순한 환경문제를 넘어 외교 전략의 핵심 도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EU, 일본, 캐나다 등과의 기후 동맹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는 한편, 개도국에는 기후 재정 및 기술지원을 조건으로 외교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기후협력은 인도-태평양 전략과도 맞물려 전략적 의미가 큽니다. 중국은 개도국 중심의 '남남협력'을 강조하며 대체로 미국과는 다른 노선을 걷고 있습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해외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기후 재정 및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수출하며 외교적 입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또한, BRICS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여 서방 중심의 기후 논의 구도를 견제하려는 전략도 엿보입니다. 이러한 구도 속에서 미국과 중국은 기후 협상 테이블에서도 복합적인 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기후 특사인 존 케리(미국)와 셰전화(중국)의 양자 회담을 통해 공동선언을 발표하는 등 일정 부분 협력을 모색하고 있지만, 경제와 안보, 기술 분야에서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협력의 폭과 깊이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전략

기후 변화 대응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산업, 외교, 기술이 결합된 복합적인 전장입니다. 세계 양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어떤 전략을 택하고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지구의 미래가 결정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소 경제국가들은 이러한 국제 환경 속에서 유연하고 전략적인 기후외교를 펼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양국의 경쟁을 단순한 대결로 보기보다는, 글로벌 기후 거버넌스 강화를 위한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앞으로의 기후 질서는 단순한 탄소 감축이 아닌, 국제협력과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대의 아래 모든 국가의 조율과 협력이 요구되는 시대입니다.